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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  김명숙 조회  4731

25년 동안의 도시 생활을 접고 시골로 내려왔다. 내 고향 강원도.
한우로 유명한 횡성으로.
평생을 각자의 관념으로 인생을 꾸려 온 사람들이 한 집에 모여 산다는 건 어느 한 사람의 희생과 노력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일이다.
농사라고는 지어 본 적도 없는 내가, 소 70여마리, 논 삼십여마지기에 천 몇 평의 밭에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바늘 귀에 낙타가 들어가는 일만큼이나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수십년 조직화된 직장 생활을 해 온 나는 생각도 관념도 생활 방식도 180도 다른 시부모와 사는 일은 하루에도 수십번씩이나 으악으악 비명을 지르게 했다.
시골살이는 내 손에서 책을 앗아갔고, 한 밤중 고즈넉히 생각에 잠겨 한 줄 끄적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나는 돌파구가 필요했고, 숨 쉴 구멍이 필요했고, 누군가들과의 소통이 필요했다.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지않으면 도태되고 무기력해져서 나를 상실할것만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지인의 조언으로 근처 초등학교 도서관 사서 모집에 응시하게 되었고 합격을 하여 도서관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내가 평생 꿈꿔오던 사서, 그토록이나 좋아하는 도서관, 책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일은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감돌게 했다.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참새처럼 짹짹 거리며 몰려 와 한권씩의 책을 끌어안고 재잘대며 돌아가는 일들이 나를 생기롭게 했고 신나게 했으며 행복감에 사로잡히게 했다. 하지만 사서 자격증이나 사서 경험이 없는 나는 괜히 주눅이 들어 한편으로는 불안하고 초조했다.

출판일을 하는 친구의 조언을 듣고 인터넷을 검색하여 벅스북을 만났다. 오프라인이 없는 강의라니. 낮시간에 자유롭지 않은 나는 온라인 강의에 매혹되었다. 수년전 방송통신대학의 오프라인 수업을 참석하지 못하여 도중에 하차하게 된 경험이 있어서 무엇보다 온라인으로 모든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게 고마웠다.
신청을 하고, 강의를 듣고,두 달간의 수업을 완료했다. 물론 독후감도 성의있게 써내고 100%의 마침이었다.
수료증을 인쇄하여 다시 한번 읽어보니 가슴이 뿌듯하다. 아직은 공부를 완벽하게 끝내지 못해서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지 않고 재강의를 듣고 있지만 다음 시험에 응시를 하여 자격증을 따고야 말리라.
강의를 듣는 동안 나는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책상에 얌전히 앉아 선생님 말씀을 경청하는 모범학생이 되어 노트에 깨알같이 중요사항을 적으면서.

공부하다 컴퓨터가 말썽을 부릴 때 전화를 하면 친절하게 원격으로 문제를 해결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한 밤중에 전화를 해도 즉시 내 컴퓨터로 들어 와 정리를 해주고 원활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열심히 나머지 공부를 해서 다음에는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가슴에 품을 수 있길 바란다.

다시 공부할 수 있는 기회, 주눅 든 마음에 자신감을 불어 넣어 준 벅스북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